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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에 관한 모든 것.
Essay

Ep.17 : My Story

by @TA 2024. 11. 15.

어제는 대망의 수능시험 날이었다.
 
만감이 교차했을 모든 수험생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실제로는 아는 수험생이 없기에 전할 수 없는 이야기.ㅎㅎ
 
수능 시즌은 늘 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유난히도 포근한 날씨가 계속된다.
올 겨울은 얼마나 밀도 있게 추우려나. 벌써부터 걱정이😖
 
수능을 맞아 출퇴근 길에 예전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갑자기 그 시절 즐겨 들었던 노래들이 생각나 찾아들었고, 한동안 추억에 젖어 기분 좋게 걷고 또 걸었다.
 
누구나 그런 노래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게도 과거 추억서린 모먼트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노래들이 있다.
 
이번 Ep에서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에 대해 언급해 보기로 한다.


브라운아이드소울 - My Story

 
이 노래는 2007년 딱 이맘때 나왔는데,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내 인생 노래'다.
 
살면서 진짜 좋아했던 노래들이 몇 개 더 있긴 하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이 노래를 선택하고 싶다.
이번 Ep 제목을 My Story로 적은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노래는 내가 수능을 봤던 시기에 나왔던 노래이기에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 원래 수능은 06년도에 보고 대학에 들어갔지만, 전공이 맘에 안 들어 07년도에 수능을 다시 봄(반수)
 
수능을 보고 기대했던 만큼 점수가 안 나와서 마음은 너무 힘든데
시간은 또 너무 많아서 탱자탱자 노는데도 괴로운 웃픈 상황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아련하기도 하고
또 노래 자체가 너무나도 세련되어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장담컨대 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 오늘 발매된 노래라고 들려줘도 믿을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로 브라운아이드소울 2집은 전곡 다 들어보길 추천한다.
 

브라운아이드소울 2집

성시경 - 희재

 
앞서 언급한 My Story가 내 인생곡이자 겨울 하면 생각나는 노래라면
희재는 늦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노래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쯤이었을까.
독서실에서 소설책 국화꽃 향기를 읽다가 혼자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역시 난 태생부터 대문자 F인 사람이다. 회사 사람들은 다 나를 T라고 생각하더라.ㅎㅎ)
 
희재를 들을 때마다 그때의 감정에 젖어 다시금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이 노래를 반복 재생해 놓고 듣고 있을 정도로 좋다.
 
이 감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희재를 들으면 생각나는 또 하나의 추억은 우리 누나에 관한 기억이다.
 
당시 누나와 나는 같은 독서실에 다니고 있었고
남녀 같이 쓰는 독서실이라, 자리에서 일어나면 보이는 위치에 누나 자리가 있었다.
 
어느 날,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던 중
그날따라 누나가 좀 늦게 나타나 의아했는데, 갑자기 사물함을 열고 짐정리를 하는 것이다.
 
'혹시 독서실을 옮기나?' 해서 자리로 가 물어보니
"1차 수시에 합격해서 이제 공부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대답을 들은 순간
 
그때의 나는 누나가 세상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아마 신께서 당시 나에게 '로또 1등과 명문대 1차 수시 합격 중 택 1'을 제시했다면
주저 없이 1차 수시를 택했을 정도로 부러운 상황이었기에, 그만큼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희재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가을날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영화 국화꽃 향기의 OST였던 희재. 내가 좋아했던 배우 장진영님

휘성 - 안되나요

 
이 노래는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음반이 발매된 년도마저 기억할 수 있다.
 
안되나요는 한일 월드컵이 있던 2002년에 나온 노래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월드컵의 기억에 가려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을 수 있지만
내게는 오 필승 코리아에 필적하는 노래이다.
 
휘성 1집은 주요 곡들에 부제를 붙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노래의 부제는 무려 화양연화다.. 지금 생각해도 중2의 감성을 후벼팔만 했다고 본다.
* 화양연화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 
 
안되나요는 휘성의 데뷔곡으로, 음악 방송에서 휘성이 라이브로 부르는 걸 보고
당시 활동하는 가수들 중 노래를 제일 잘 부른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2002년의 나는 중2병으로 가치 판단이 잘 되지 않던 시기였다.ㅎㅎ) 
 
이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나의 찬란했던 중2병 시절 모먼트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돌이켜보면 내가 되고 싶었고, 하고 싶었던 것과 현주소와의 괴리가 큰 시절이기도 했다.
당시 내 모든 반항심은 바로 이 점에서 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중3 때 한 친구가 교실 앞에서 안되나요를 불렀는데, 너무 못 불러서 줘 패고 싶었던ㅎㅎ 기억이 난다.
 
휘성 1집 또한 브라운아이드소울 2집과 더불어 한 번쯤 정주행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안 들어본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보길 추천한다.
 

휘성 1집

적다 보니 생각보다 여러 노래가 떠올라
마저 적다 보면 자정을 넘길 것만 같아 오늘은 이만 줄이기로 했다.
 
뭐 쓸까 하다가 그냥 써본 건데, 이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예상보다 재미있어서 
조만간 후속편을 적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기술과 돈은 인생을 살아가는 수단이지만, 예술과 사랑은 인생의 목적이다.

 
 
끝끝내 감성의 끈을 놓지 못한 채로 이번 Ep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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