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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p.11 : 하고 싶어.

by @TA 2024. 10. 12.

10월 12일. 바야흐로 데님과 바버의 계절이다. 

여의도 거리도, 회사 사무실도 여느 때처럼 어김없이 세이지 색상 뷰포트와 비데일로 물들고 있다.

 

그런데 은행나무 잎은.. 왜 아직도 세이지 색상인 것일까?

내가 은퇴할 때 쯤에 이 서울에는 데님과 바버의 계절이 과연 남아있을까?

 

두서없는 상념에 잠긴채로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려본다.


바버 이야기

 

바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는 30대 초반까지 바버 마니아였다.

 

어려서부터 영국맛 간지를 꽤나 좋아했고, 동경했기에

영드 셜록을 보면서도 왓슨의 바버 의상을 보는 게 나에게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20대 중반에 런던으로 워홀을 갔을 때에도

가장 먼저 장만하고, 또한 꾸준히 입어준 옷이 바로 바버였다.

 

착장 할 때마다 뭔가 semi-영국인이 된듯한 기분에 빠지게 만들어 준 그런 느낌이랄까.

여하튼 정체성은 누구보다도 명확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리데스데일, 인터내셔널, 뷰포트, 비데일, 보더자켓, 패딩자켓 등등

색상, 기장별 거의 전 제품을 보유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ㅎㅎ

 

그렇게 애정해오던 바버와는 30대 초반쯤 작별을 고했다.

 

운이 좋게도 사회생활을 여의도에서 시작했는데(지금도 ing) 

바버로 물든 여의도 거리를 목격하고 나서부터

영국이 아닌 곳에서도 one of them이 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정리를 결심했다.

 

지금은 일본 가방 브랜드 포터에 유사한 감정을 느끼는 중이다.

뭐 하나에 꽂히면 온 거리가 물들어버리는 것이 참 웃기기도 하고 서글프다. 


하고 싶어.

 

[하기나 해] 라는 노래를 자주 듣던 시절이 있었다.

 

그레이님이 만든 현대판 노동요와 함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았었던 때가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노래를 자주 들었던 게 나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는 느낌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선물해준 그레이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합니다.ㅎㅎ

 

 

"무언가를 하고 싶어."라는 것은

그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서 펼쳐질 수 많은 난관을 이겨내겠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자, 그렇다면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불과 몇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아 스스로 놀라곤 한다.

 

단기적으로(5년 내) 하고 싶은 것들

  • 커리어 -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IPO(상장)에 기여하기
  • 업무 역량 - 내가 속한 분야(정보보호)에서 탑티어 인재로 성장하기
  • 재테크 - 서초동 아파트로 들어가 실거주하기
  • 효도 - 부모님께 벤츠 SUV 사드리기
  • 가족 - 행복한 4인 가족으로 살아가기
  •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 1억대 SUV 구매하기

가장 무난한 내용은 어디 보자.. 없는 것 같다.

 

적고 보니 모두 난이도가 있는 항목들인데, 여느 때처럼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중꺾그마'의 정신으로 이겨내보고자 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언제나 꿈은 커야 한다.

남에게 말하면 비웃음을 살 정도로 커야 한다.

그게 내 기준에서 하고싶은 것(꿈)이다.

 

중·장기적으로(우선 10년 내) 하고 싶은 것들

  • 서울 내 빌딩 구매하기
  • 피아노 반주 실력자 되기
  • 매년 공채를 뽑을 정도로 규모 있는 회사의 IT 보드진으로 일하기
  • 위 내용처럼 일하거나 경제적 자유를 얻어 쉬엄쉬엄 일하기
  • 초딩 자녀들에게 "아빠처럼 되고 싶어!" 소리 듣기
  •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하기(취미로)
  • 그림 공부하기
  • 매년 천만원대 기부해도 넉넉한 삶 살기
  • 강남 도곡동 이상 급지 네임드 아파트에서 내 집살이 하기

적다 보니 신나서 정신없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쯤에서 브레이크를 걸어보았다.

 

10년 후 미래부터 내 인생의 키워드는 '자유'와 '나눔'이다.

아무리 부와 명예를 거머쥐어도 결국 혼자만 잘난 인생은 외로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평소 이런 얘기는 재미없으니 입 밖으로 내진 않지만

회사 대표님 등 어른들과의 식사 자리거나, 좀 진지한 얘기를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이 이야기를 하곤 한다. 

 

지금은 뭐도 없지만(아주 없진 않다..하하) 마인드는 곧잘 박혀있는

이런 나 어떤데? 

도곡 렉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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