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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p.1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by @TA 2024. 3. 27.
"그때는 그렇게 믿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닌 경우가 있다."

작게는 사소한 생각의 일부분 부터, 크게는 인생 전반을 뒤흔드는 가치관까지도 말이다.
퇴근길 버스에서 불현듯 스쳐간 생각들에 대한 정리를 해본다.

 

1. 균형

 돌이켜보면 나는 어려서부터 불균형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불균형을 일종의 멋으로 생각하고 동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생각의 근원이 뭔지 지금 생각해 봐도 알 수는 없지만, 학창 시절 과목별 성적이나 친구 관계 등 모든 부분의 공통점은 전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나를 부모님은 언제나 걱정했지만, 나 자신은 '에이 어떻게든 되겠지' 심보로 가볍게 여겼다.

 

시간이 흘렀고, 지금의 나는 균형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인생에서 균형이란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은 일, 여가, 취미, 결혼생활, 친구 관계 등 모든 방면에 대한 적절한 시간 및 열정 분배를 뜻한다.

 

인생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덕목을 길러야할까? 「어른의 재미」란 책에서 말하길, "어른의 재미는 절제에서 온다"고 한다. 저자는 사회생활의 산전수전을 모두 겪고 이제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소위 '만렙'에 도달하신 분인데,

 

책을 통해 "온전히 나를  위한 삶. 가족이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 일을 하며 세상에 기여하는 삶이 균형을 이루었고 그 속에서 세상 사는 재미를 알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의 메시지처럼, 절제를 통한 균형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다는 것은 살아갈수록 더 체감되는 말이다.


2. 제너럴리스트 vs 스페셜리스트

 어찌보면 의견이 분분할 수 있는 주제이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취업을 준비할 당시, 누구나 그랬듯 나 또한 이런저런 회사에 원서를 썼고, 광탈했다. 기억해 보면 그때 자기소개서에서 내가 자주 썼던 문구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저는 제너럴리스트 입니다." 였다.

 

마땅히 특출 난 게 없다고 생각하여 그럴싸한 포장지를 찾은 느낌이랄까. 여하튼 그래서였는지, 나는 「같이의 가치」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회사에 첫 입사하였다.

 

사회생활 연차가 쌓여감에 따라, 누구든 각자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생긴다. 그 전문성을 계속 키워가느냐, 다른 새로운 업무를 찾아 떠나느냐의 고민을 하게되는 시기는- 개인적으로 대략 3-4년 차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저런 고민 끝에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회사는 바꿨지만, 내 업무를 바꾸진 않는 선택을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유난한 도전」은 토스의 성장 과정을 정리한 책이다. 그 책에서 말하길 "회사 설립 초기, 한 사람이 일당백의 역할을 해야할 때는 당연히 제너럴리스트가 각광을 받지만, 회사가 성장하며 점차 각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을 영입하니- 제너럴리스트는 서서히 도태된다"라고 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생각이 비로소 정리되었다.

 

결국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는 높고 낮은 것이 아닌,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환경에서 일을 할 때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3. '신자유주의'와 '복지 모델'

 이제는 좀 됐지만, 넷플릭스에 「데블스 플랜」이 나왔을 때 굉장히 즐겨봤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내 기준에서의 포인트는 출연자 간의 사상 차이였다. 나는 당시 궤도님보다는 하석진님에게 훨씬 더 많은 공감을 했다.

 

학창 시절 나는 그다지 내세울 점은 없었지만, 유난하게도 매 학년 반장 또는 부반장이었다. 반에서 장난을 많이 치는 캐릭터였음에도 감투가 씌워져 있어서인지- 조금 뒤쳐진 애들은 챙기자라는 마인드를 지켜왔다.

 

세상에서 일컫는 매끄러운 성공을 설령 하지 못하더라도, 많이 나누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산다면 멋있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뭐 그런 생각이 아예 사라지고 잔인 무도한 사람이 되었다는 뜻은 아니고. 확실히 중앙 집중식 발전과 균형 발전 중 택하라면 중앙 집중식 발전을 택하게 되었달까- 그런 느낌이다.

 

성공해서 적절히 나누자는 생각은 변함없이 견고하지만, 내가 사회에서 만나본 사람들 중 인정할 수 없게 된 부류는 마인드에 "결과의 평등"이 깔려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래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몇 번 겪고 나니, 스스로 조금 냉정해지게 된 점을 자각하게 된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는 복지 모델을 추구하여 이상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 더구나 성공을 향해 추진력을 얻고자 하는 국가 또는 조직이라면, 당분간 멀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복지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지는 목표를 이루고 나중에 도입해도 결코 늦지 않다. 신자유주의 간바레-

 

*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자본가의 자유를 극대화하려는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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