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계절이 가고 어느덧 여름이 다가온다.
제야의 종이 엊그젠데, 시간의 속도는 인플레이션보다 몇 배는 빠르고 나만 제자리인.. 그런 느낌이랄까. 후후
비교는 '비굴하거나 교만하거나'의 약자라고 한다. 소위 잘 나가는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초라해지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교만해지기에. 비교는 언제나 인간의 마음 밭을 척박하게 하는 부정적인 개념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렇지만 비교가 과연 모두에게 해로운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 나는 열등감이 좀 많았던 아이였다. 공부는 항상 누나가 나보다 잘했고(나도 못하진 않았다!), 어린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그들만의 리그에서 내가 남들에 비해 탁월한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다. 부모의 관심이 부족한 애정 결핍이라든가, 딱히 불우한 사건을 겪지 않았음에도- 내 마음 한편에는 그런 생각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5학년 말, 서울 내 2대 학군지로 일컬어지는 목동으로 전학을 갔던 직후 신선한 문화 충격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태어나서부터 이 동네에 쭉 살았던 애들이야 무덤덤할지 몰라도, 그 나이 때 느낀 바로는 교내에 아이돌 같은 친구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서 아이돌이라 함은, 그 나이 또래의 인기 척도인 외모·공부·운동·옷차림 등 능력치가 몰빵된(ㅎㅎ) 사기 캐릭터를 뜻한다. 이전 학교에서 거의 대부분의 애들은 그 능력치를 사이좋게 나눠가졌었는데..? 어린 나의 세계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애들 말고도 대부분의 친구들에게서 느껴졌던 건 어느 정도 다져진 [밸런스]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시절에 느낀 열등감이 바로 내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그런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놀고, 공부하고, 경쟁하며 성장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하기에 나는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논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에도 동의하지만, 모든 능력치를 고루 갖춘 전방위적인 월클 라인(ㅎㅎ)이 될 확률은 희박하다고 본다.
비교를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성장의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든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두려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몇 년 전 우연히 접하고 많은 공감을 했던 글이다. 우리의 모든 그때는 절정이고 아름답다. 다만 우리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
얼마 전 호스피스 의사가 쓴 책인 「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을 읽고 인생의 덧없음을 절절하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인생을 살며 끝없이 아웅다웅 지지고 볶고, 세상에서 어떠한 영광을 얻더라도 결국 죽음 앞에서 우리는 모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강하게 들었던 의문은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였다.
이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 내린 답은 [Ep.4]에서도 얼핏 적었던 내용으로, "Living을 통해 Life를 실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Living을 통한 성공은 삶의 전제라는 생각이고, 결국 진정한 행복은 나눔의 Life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 2가지를 스스로 목표한 만큼 실현할 수 있다면 적어도 큰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인생은 우연이고, 삶은 운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는 꿈을 꾸지만, 결국 삶의 방향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다. 그렇기에 하루하루 [꿈꾸기(기도하기). 노력하기. 현재를 즐기고 만족하기]를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 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매 순간 우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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