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테크에 관한 모든 것.
Essay

Ep.6 : 너, 행복하니?

by @TA 2024. 4. 21.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며,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는 [덕(arete)]"이라고 한다.

행복이란 무려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이어져온 인류의 최종 목표이자, 난제였던 것이다.

이번 EP에서는 뻔하지만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Chapter 1. 과거의 나

어린 시절 나에게는 '옷을 잘 입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이러한 증상을 겪어온 첫 번째 이유는 의상학을 전공한 엄마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를 따라 백화점을 다니며 옷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결정적으로 엄마가 사주는 옷이 내 마음에 든 적이 별로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브랜드라는 것을 슬슬 알게 되면서, 내가 옷을 판단하는 기준은 [메이커>>>>원단/핏/디자인 및 기타 모든 것]이었기에, 맘에 들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나는 지구에서 최고로 강력한 종족인 사춘기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내 차림새의 괴리에서 오는 내적 갈등은 점점 커져갔고. 고등학교 때였나, 명동거리 한복판에서 옷 때문에 엄마랑 대차게 싸웠던 불명예스러운 이력을 보유하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신체적인 비루함에서 비롯된 열등감 때문이었다. 중학교 시절 잘생기면 365일 교복만 입고 다녀도 인기가 많았던 친구를 통해 세상의 불평등을 목격했고, 그때부터 스스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에 몰두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돈이 없었기 때문에 후일을 도모하게 된다.

그렇게 스무 살이 되었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주머니에 돈이 생기자마자 옷을 사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옷을 잘 입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년간의 시행착오를 겪던 나는 20대 중반에 영국을 가게 되는데, 옷에 대한 정체성은 이때쯤 정립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런던에서의 나는 생활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남는 시간에는 대부분 쇼핑과 블로그에 몰두했다. 영국의 급여 체계는 주급제였기 때문에 매주 신나는 쇼핑을 할 수 있었고, 블로그에 글로 생각을 정리하며 나름의 인사이트를 형성해 갔다.

때때로 여행도 갔다. 여행을 갔던 목적을 비율로 따지면 관광지 탐방+추억 만들기 30, 옷 70 정도였을까. 누군가는 굉장히 한심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옷을 보고/사고/입는 행위가 좋았고, 급기야 취업도 LVMH 같은 곳으로 할 수 없나 알아보기까지 했다. 
(나는 IT를 전공했기에, 당시 '어느 회사든 문을 두드려보는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패기를 보유했었다)

여하튼 이런저런 여정 끝에 결국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 했고, 현재 K-아재의 삶을 영위하는 중이다. 


Chapter 2. 지금의 나

현재의 내 최대의 관심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연 [재테크]이다. 
 
재테크라는 넓은 세계에서도 부동산에 유독 심취해 있는 중이다. 내가 부동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보의 대칭성]과 [주식 대비 쉽지 않은 진입장벽, 환금성]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나중에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EP에 자세히 적어볼 예정이다. 그렇기에 이번 글에서 많은 언급은 피하기로 한다.

생각해 보니 의식주 개념으로 따지면 20대에는 '의'에 몰두했었고, 30대에는 '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식'도 좋아하긴 하나 우선순위에서 계속 제외되는 건 왜일까? 이 영역은 좀 더 늙은 후에 힘차게 섭렵해 보기로 한다.


Chapter 3. 행복이란?

이런저런 서두가 굉장히 길었다.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지금까지 나의 행복은 소유 기반이다. 
 
소유로 행복의 기준을 매기는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난 지금까지 소유왕을 향한 길을 걷고 있다. 그렇지만 뭐 어떡하겠나. 대한민국이라는 링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난 적어도 40대까지는 도파민 중독자일 계획이다.

"소유는 행복의 조건이고, 경험은 행복의 본질"이라는 말이 있다. 소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으나, 내 관점으로 볼 때 결국 행복이란 "좋은 사람들 속에서 좋은 시간을 쌓아나가며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자, 앞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을 얻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기 만족도 있겠지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함으로 귀결된다.

난 결국 올드머니 룩을 입고, UN빌리지에 살아야 행복감을 느낄 그런 종자이다. 나란 녀석의 본질을 인정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기로 또 한 번 다짐하며 이번 EP를 마무리한다.
 

한남동 UN빌리지 전경 (낮)
한남동 UN빌리지 전경 (밤)
반응형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7 : 인과관계  (0) 2024.04.22
Ep.5 :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0) 2024.04.16
Ep.4 : 서른일곱 즈음에  (0) 2024.04.15
Ep.3 : 나를 찾아서  (2) 2024.03.31
Ep.2 : 성공 방정식  (0) 2024.03.29